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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1일자 사내하청노동자 73호 1면 기사입니다.
중전기 하청노동자들, 휴가비, 유급휴가 당당히 쟁취!!
하청노동자도 뭉쳐 흔들리지 않고 싸우면,
승리할 수 있다!
약 6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다시 푹푹 찌는 작업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십년 만에 찾아왔다는 무더위, 작업하다보면 옷에 땀이 절고 소금꽃이 핀다. 그나마 휴가가 있어 잠시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하청노동자들은 휴가조차도 그리 맘 편히 보낼 수 없었다. 휴가비 한 푼 못받고 유급은 단 이틀, 사흘만 적용받으며, 그래도 휴가라도 보내는게 어디냐며 쉬어야했다. 돈없는 사람들은 업체 사무실 찾아가 아쉬운 소리해가며 20만원, 30만원 미리 가불받기도 했다.
이제 휴가를 마치고 다시 시작되는 우리의 작업 현장은 여전히 그대로다. 안그래도 더위에 몸은 지칠대로 지치는데 일은 여전히 빡세다.
그런데 이처럼 억울함에 지친 하청노동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기쁜 소식이 있다. 바로 하청노동자들이 뭉쳐 당당히 요구안을 쟁취한 것이다. |
중전기 대성기업 하청노동자들,
당당히 휴가비, 유급휴가 쟁취!!
전.전시스템사업부(중전기) 소속 대성기업 노동자들은 휴가를 앞둔 지난 7월 27일, ▲ 휴가비 30만원 지급 ▲ 유급휴가 직영과 동일 적용 을 요구하며 투쟁에 돌입했다.
중전기 소속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대단히 낮은 임금과 그에 따른 장시간 노동에 이미 분노와 불만은 쌓일 대로 쌓인 상황이었다. 시급 약 3,000원～5,000원대에, 매일 잔업을 해야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성기업 작업자들은 “지금까지 충분히 참아왔다, 더 이상 가만있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이번 여름에는 반드시 휴가비를 받아보자”는 뜻을 모을 수 있었다.
27일 아침, 대성기업 사장은 작업자들의 뜻을 눈치라도 챘는지, 작업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올 여름 휴가비 절대 없다”라며 한번 더 단단히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대성기업 작업자들은 이런 엄포 한 마디에 소중한 뜻을 꺾을 순 없었다. 대성기업은 중전기, 남목 등 여러군데로 업체가 분산되어 모이기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작업자들은 각 지역별로 요구안에 대한 연서명을 하였다. 아줌마들까지 포함하여 거의 대다수 작업자들이 휴가비, 유급휴가를 요구하는 서명용지에 싸인을 했다.
그리고 점심시간, 업체사장을 찾아가 당당히 요구했다. 처음에 배짱을 부리던 사장도 차츰차츰 작업자들의 기세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장이 한풀 꺾여, “있다가 다시 이야기하자”, “다음날 얘기해주겠다”는 식으로 '시간끌기'로 나왔고, 대성기업 동지들은 여기에 흔들리지 않았다.
만약 확실한 답을 주지 않으면 우리는 작업거부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결국 오후4시경, 사장은 백기를 들었다. 비록 요구안이 그대로 모두 수용된 것은 아니지만, 휴가비 20만원 지급, 유급3일과 나머지 기간 70% 유급 적용에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우리도 뭉치면 가능하다!
뭉치면 충분히 쟁취할 수 있다는 진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머리로는 알면서도 막상 쉽사리 나서질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성기업의 휴가비 쟁취 투쟁은 우리 하청노동자도 뭉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분명히 보여준 사례다.
특히 회사를 위협에 떨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고 재빠르게 싸움을 밀어붙인 결과, 작업자들이 먼저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업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들과 먼저 뜻을 모아 요구안을 만들고, △업체의 전체 작업자들의 서명을 받는 등, 지지를 조직하고, △여차하면 작업거부에 돌입하겠다는 각오로 흔들리지 않은 채 확고히 밀어붙이면, 이 싸움은 틀림없이 이길 수밖에 없다.
이제 한 달 뒤면 추석이다. 올해도 역시 우리 하청노동자들은 떡값, 귀향비 한 푼 못받고 고향길로 발을 돌려야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임금삭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임금이 깎이고 더욱 빡센 노동강도에 잔업, 특근을 늘려야하는 사람들도 많다. 여전히 우리들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부당한 문제들에 맞닿고 있다.
이제 여기에 우리도 당당히 맞서자. 지나간 휴가비는 요구해서 소급받을 수 있다. 현재 맞닿은 문제 또한 우리가 어떻게 뜻을 모으고 의지를 확고히 세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하청노동자 동지들! 진짜 자신감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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