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성 걸림돌 될 것” 반대 “합법단체이므로 괜찮다” 찬성 중앙위·대의원대회서 논의될듯 지역본부 지원금 문제도 `관심'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이 오는 30일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상반기 평가와 하반기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역본부 지원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99년 11월 민주노총이 합법화된 이후 한국노총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건물임대료 명목으로 20억원을 배정했지만 민주노총은 아직 수령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반면 민주노총 지역본부 14곳은 이미 각 지자체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다. 올해 각 지자체들이 민주노총 지역본부 14곳을 지원키 위해 책정한 지원금은 3억7630만원이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 수령에 대한 민주노총 산하조직의 의견은 “노동조합의 자주성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쪽과 “합법단체인 만큼 지원금 받는 것이 문제될 건 없다”는 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대정부 관계가 악화돼 있는데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으면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 전자 쪽의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선실장은 “이전에는 찬반양론이 있었지만 최근 대정부 관계가 악화되면서 어렵더라도 의무금을 인상해 꾸려나가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의무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역본부 사무처장단 회의(10일)와 중앙위원회(22일)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500원인 민주노총 의무금을 내년부터 조합원 1인당 월 300원씩 인상하고 2004년부터 200원을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 매년 단계적으로 100∼200원씩 인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300원이 인상되면 납부기준을 45만명으로 했을 경우 연간 16억9200만원이 늘어나 지자체 보조금, 지역본부 분담금·인건비 보조금 등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단위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의무금을 인상하고 지역본부 교부금을 현실화 한다면 현재의 지자체 지원금 정도는 충분히 보전할 수 있다”며 “재정운용을 건실히 하고 조합원을 확대해 나간다면 재정자립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또다른 위원장은 “계속해서 의무금만 올리게 될 경우 단위노조는 예산이 없어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면서 “예산이 중앙으로 집중되는 것도 문제지만,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면 자주성이 훼손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문제”라고 말했다. 보조금 자체가 노동자가 낸 세금의 일부로 노동자를 위해 쓰여져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30일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지원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지 주목된다. / 박 운 기자 pw4533@laborw.com
입력시각 2001/08/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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