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년 초에 전해투 상근을 그만두고 18년이 지나 복귀하여 보니 소문처럼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많은 문제들이 세월만큼이나
축척된 듯했습니다.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아전인수식 노조활동의 연장속에서 사업장 중심의 이완된 조직력, 활동가 상호간에 갈등과 불신,
회계처리 미숙과 자의적인 지출등등,
비대위 활동 한 달간은 기 제출한 활동보고에 있는 것처럼 현장을 순회하며 문제 극복의 실마리를 찿아보는 시간이었지만 제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는 나날들이었습니다.
해고자들이 공동투쟁은 고사하고 품앗이 투쟁도 힘든 것이 현재의 조건입니다.
물론 이것이 우리 전해투의 잘못만은 아니겠지만 해고자로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전사회적으로 뿌리박은 시장만능주의가 노조활동에까지 깊숙히 침투하여 "나만이라도 살고보자"는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포섭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제게는 이것을 극복할 대안이 없습니다.
단지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라는 데나 가고 기껏해야 품앗이라도 하자는 얘기밖에 없습니다.
비상대책위는 전해투의 첯째 목적인 '해고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원직복직등을 위하여 투쟁한다'는 것에 너무나
미흡한 현재의 전해투 활동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모든 동지들의 의견을 구합니다.
활동가 상호간의 갈등과 불신은 활동의 차이와 무지에서 기인한 것이 크기에 '(가칭)알기 마당'을 통하여 해소할 수 있는 여지를 확인했습니다.
매주 정례화하여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회계처리는 격주 단위로 공개함으써 세부적인 미숙함이 있을지언정 투명한 집행과 자의적인 집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연대사업, 농성장, 방송차 사용등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만은 동지들의 의견을 구하고 논의를 거쳐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이상 선배동지들의 투쟁과 노고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회원동지 여러분께도 부탁드립니다.
전해투의 존재 목적을 다시 한번 숙지하시고 조직의 단결과 전진을 위하여 함께 노력해 주십시요.
전해투는 예전의 전해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모든 동지들이 알만큼 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예전의 전해투는 민주노총 집행부 스스로가 모든 것을, 함께하기를 원했던 조직이었습니다.
6.20.
전해투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김한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