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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민주노총이 더 이상 망가져서는 안된다.
- 중집위원들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
제15차 민주노총 중집회의(6월 8일)에『사무노련 교보생명노동조합 치료비 청구 요청 건』이라는 안건이 상정되었고, 결정사항은 ‘2005년 3월 15일 개최가 무산된 민주노총 3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부상당한 교보생명 김○○ 교육부장과 김○○ 정책국장의 치료비 7,152,545원을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비에서 우선 지급하며, 이후 재판결과에 따라 회수할 수 있도록 한다.(민주노총 작성 중집회의 결과)’였다
우리는 재판결과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우리가 직접 목격하지 못한 과도한 물리적 충돌에서 비롯된 특정인간의 민사소송이겠거니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직후 세명의 동지에게 경찰의 ‘출석요구서’가 날아들었다는 소식과 민주노총 집행부가 고소를 사주하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날수록 우리는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첫째, 민주노총 사무차장이 중집회의 말미에 갑자기 본 안건을 발의하여 ‘치료비를 지급하겠으니 승인해달라’가 아닌 ‘이미 지급했으니 승인해달라’고 했다는 점, 피고소인 확정 과정에서 직접 사진확인을 통해 고소인에게 피고소인들의 정보를 알려주었다는 점 등 확인된 사실만으로도 이번 고소의 배후에 민주노총 집행부가 개입하고 있음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사실이다.
둘째, 700여만원 치료비가 개인에게 결코 만만치 않은 돈이기에 당일 업무를 지시한 집행부에게 청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폭행당했는지도 모르면서, ‘아니면 말고’식으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고소하는 것(참세상 전화 인터뷰 내용)은 자칫 ‘무고죄’가 될 수도 있기에 보편적 상식을 가진 개인이 결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 고소인은 모동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은 우연히 대대에 갔다가 이유없이 폭행당했다’고 했다 한다. 하지만 그는 당일 민주노총 집행부가 조직한 질서유지대 완장을 차고 단상 위에 있었으며, 서로 대치한 상태에서 사회적교섭 반대를 외치던 동지들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다 급기야 제 분을 이기지 못해 동지들을 향해 몸을 날려 주먹을 마구 휘두르던 열성분자였음이 확인되었다.
이번 거사(?)는 민주노총 집행부에 의해 철저하고 치밀하게 기획된 음모이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매 대대마다 조직된 폭력을 동원하여 사회적 교섭안건 처리를 강행하려 하였다. 그리고 전해투가 사회적 교섭반대의 선봉에 서자, 대의원대회 승인예산인 전해투 교부금을 5개월째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전해투 위원장을 중집회의 참석자 명단에서 일방적으로 삭제해 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3월 15일 밤에는 집단적으로 술에 취해 전해투 회원을 폭행하고 집기를 파손하고도 배째라더니, 이제는 자신들이 흔히 민주노총의 고질병이라고 내내 부르짖던 ‘분파주의’에 충실한 조합원을 사주하고 경찰권력까지 동원해 동지들을 해하려 한단 말인가?
날이 갈수록 민주노총 집행부의 작태가 치졸해지고 포악해지고 있다. 민주노총 집행부가 이렇듯 독선적이고 안하무인으로 일을 저지르는 데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있다. 근래 중집회의-중앙위원회의-대의원대회를 보면 갈수록 바른말 하는 노조간부가 줄어들고 있다. 급속히 개량화･어용화･관료화 되어가는 거수기 노조간부들의 틈바구니에서 올바른 생각을 가진 노조간부들조차 보신주의에 치우쳐 말문을 닫아버리기 일쑤다. 지치고 힘들겠지만 이래선 안된다. 민주노총이 더 이상 망가져서는 안된다. 진정으로 자신을 믿고 따르는 조합원을 생각하고 민주노총의 미래를 염려한다면, 집행부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강요할 때마다 목이 쉬도록 소리지르며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
이에 우리는 민주노총 중집이 차기 회의에서 ‘2005년 3월 15일 개최가 무산된 민주노총 3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부상당한 교보생명 김○○ 교육부장과 김○○ 정책국장을 희생자로 규정하고, 치료비 7,152,545원을 민주노총 예산(예비비)에서 지급한다’로 정정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
2005. 6. 29
전 / 해 /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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