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신음식은 누구에게나 보신 효과가 있을까? 땀은 무조건 적게 흘리는 게 좋을까? 한의사들은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체질에 따라 여름을 나는 법도 다르다”고 말한다. 여름에 많이 흘리는 땀 관리법과 여름 음식의 섭생법을 태음·소양·소음·태양인의 체질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자신의 체질을 파악하는 기초정보는 `사상의학'(www.sasang.com) 등 여러 한방 사이트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 태음인―충분히 땀을 내라
태음인은 본래 땀이 많은 체질이다. 여름엔 땀이 비오듯 흐르니 귀찮을 정도다. 하지만 태음인에게 땀은 몸 안의 열을 식혀 밖으로 쏟아내는 구실을 한다. 한여름에 운동으로 흠뻑 땀을 흘린 뒤에도 가뿐함을 느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런 이치이니 에어컨 바람으로 더위를 피해 땀을 적게 흘리면 오히려 해가 된다. 내열을 쌓아두는 꼴이니 건강에 해롭다.
하지만 온몸에 흐르는 땀이 아니라 얼굴이나 윗몸에서만 땀이 흐른다면 좋지 않은 신호다. 땀을 많이 내는 운동이나 사우나가 좋다. 상지대 부속한방병원 진료부장 백태현 교수는 “태음인의 여름음식으로는 예로부터 콩국수가 대표적”이라며 “땀으로 잃은 원기를 회복하려면 고단백 저칼로리가 좋은데 지방을 뺀 쇠고기가 좋다”고 권했다.
■ 소양인―열과 화를 피하라
대체로 마른 체형에 직선적 성격의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다. 그래서 여름철엔 열을 높이는 술은 피하는 게 좋다. 사우나탕에선 답답함을 느낄 정도로 열과 화가 많으니 `이열치열'의 피서법은 옳지 않다. 열과 화가 많으면 변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소양인은 몸 아래가 약하기 때문에 운동으로는 조깅이나 걷기 등이 좋다. 삼계탕·보신탕은 즉시 열을 일으키므로 삼가고 몸을 차갑게 하는 메밀이나 여름 과일이 좋다. 찬 성질이 있는 돼지·오리고기도 괜찮으며 깻국물에 오리고기와 국수를 넣은 `임자수탕'을 옛부터 즐겨먹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이수경 교수는 “일을 처리할 때엔 차분한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제철 과일을 즐기면서 여름을 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 소음인―찬 음식을 삼가라
꼼꼼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음인은 몸이 차기 때문에 땀을 잘 흘리지 않는다. 땀을 많이 흘리면 태음인과 달리 기운이 빠지고 심한 경우 탈진상태에 이른다. 눈이 침침해지며 빈혈증세도 나타난다. 원기가 약해져 식은땀을 흘리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소음인은 특히 소화기능이 약해 여름에 쉽게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 바람에 냉방병에 걸릴 우려도 크다. 에어컨 바람과 차가운 음식을 피하고 운동은 산책처럼 가볍게 하는 게 무리가 없다. 우리한의원 김수범 원장은 “몸의 땀을 막아주고 기를 보해주는 음식으로 삼계탕·보신탕을 예로부터 즐겨먹었다”며 “황기·인삼·대추를 같은 비율로 넣어 다린 마실거리를 아침 저녁으로 마시면 좋다”고 권했다.
■ 태양인―화낼 만한 일을 피하라
우리나라 사람의 0.1~1%를 이루는 태양인은 여름 더위를 쉽게 타지는 않지만, 저돌적이고 급한 성격 때문에 스트레스와 자기감정 조절에 신경써야 한다. 붕어·조개 등 담백한 음식이 어울린다.
백태현 교수는 “여름철 땀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체질과 상관없이 인삼 8g, 오미자 8g, 맥문동 16g을 물 1천㏄에 넣고 1시간 정도 달인 `생맥산'을 음료처럼 마시면 좋다”고 권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도움말=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이수경·김덕곤 교수, 상지대 부속한방병원 백태현 교수, 우리한의원 김수범 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