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업연맹 문성현 위원장의 법정 구속을 강력히 규탄한다
서울지법 형사합의 22부(재판장 최병덕 부장판사)는 23일 도심에서 불법 시위를 벌이고 산하 단위노조에 총파업을 지시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문성현 위원장에 대해 징역 1년 6월 및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대중 정부는 자진출두하면 석방하겠다던 약속을 깨고 반성문과 투쟁 포기 각서를 요구하다 이를 거부한 단병호 위원장을 구속한 데 이어 민주노총 최대 산별연맹인 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법정 구속함으로써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으로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었다.
문성현 위원장은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 1998년과 1999년의 민주노총 및 금속연맹 총파업을 이끌었다. 그리고 2001년 2월 대우자동차 1,751명 노동자에 대한 대규모 정리 해고에 맞서 강고한 투쟁을 전개하였다. 김대중 정권에 의해 폭력적으로 자행된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사상유례없는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는 국가 기간 산업을 미국에 헐값으로 매각하기 위한 매국적인 행위이자 민주노총과 금속연맹의 주력 노조인 대우자동차 노조를 무력화시킴으로써 민주노총의 강경 투쟁을 견제하기 위한 무자비한 탄압책이었다. 이에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과 금속 연맹 문성현 위원장은 산하 연맹의 전 조직을 동원하여 노동자들의 목줄을 죄는 김대중 정권에 맞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전개한 것이다. 우리는 법원이 밝힌 구속 사유와 달리 바로 민주노총과 금속연맹의 투쟁력을 잠재우기 위한 데 문 위원장을 구속한 법원의 검은 속내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김대중 정권이 문성현 위원장을 구속할 자격이 결코 없다고 단언한다.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부정부패의 주범들이 청와대 주변 인물과 검찰, 국정원 간부들임은 이미 알려진 바다. 조직폭력배와 결탁한 국회의원들과 사법, 행정 관료들의 온갖 비리로 얼룩진 김 정권이 무슨 자격으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위해 싸워 온 문 위원장을 구속할 수 있는가! 김 정권의 부패무능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은 지난 10월 보궐선거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김대중 정부가 최고의 치적으로 삼아온 6·15 공동선언이나 이른바 햇볕정책도 빛이 바랜 지 오래다. 김 정권은 미국의 무도한 군사 패권 전략과 부당한 내정 간섭에 굴종함으로써 남북관계를 6·15 공동선언 이전으로 돌려놓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김 정권은 한국철도,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 노동법 개악 기도, 뉴라운드 출범 합의 등 미국 등 세계 총자본들의 요구대로 반민중적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감행하여 민중들의 삶을 최악의 상태로 내몰고 있다.
이에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더욱 격렬해질 수밖에 없으며 김대중 정부가 민중의 입장에 서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전환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김대중 정권의 말기는 실로 불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대다수 노동자 민중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오로지 폭력적인 공권력에 의존하여 정권을 유지했던 과거 정권들의 말로가 증명해 주고 있다.
이에 우리는 김대중 정부에 촉구한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민중운동 세력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문성현 위원장은 물론 단병호 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구속 노동자를 석방하라!
그렇지 않으면 김대중 정권은 우리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전 민중들의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 결과는 비참한 임기 말을 맞게 될 뿐이다.
2001년 11월 24일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상임의장 : 단병호, 문규현, 천영세,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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