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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세상 창간2호-구노회정상화모임(준) |
변순영
2015-07-09 17: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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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자의 글: 구속노동자후원회 사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2
감옥 인권: 재소자 인권문제 관련 현안 6
편지: 양희성 동지의 편지, 조익진 동지에게 보낸 편지 14
문제제기: 구노회의 재정에 대하여 (김금희) 19
<구속노동자후원회 정상화모임(준)> 주요활동 21
<구속노동자후원회 정상화모임(준)> 월간소식지 ≪해방세상≫
2015년 7월 창간준비 제2호a
2015년 7월 6일 발행
발행인: 변순영
발행자의 글
구노회 사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변순영 ｜ 구속노동자후원회 해고활동가
며칠 전에 조익진 동지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급하게 답장을 보내 미처 못 다한 이야기가 많은데 소식지 지면을 빌려 발행자의 소견을 밝히겠습니다.
“현 지도부를 적대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 “혹시라도 토론을 빙자하여 단체의 활동을 마비시키고 파괴. 방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2015년 6월 7일자 조익진 동지의 편지 중)
조 동지뿐만 아니라 몇몇 동지들로부터 분열을 조장 해 구속자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적대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쪽은 이광열 동지를 내쫓고, 이 동지와 입장과 같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저를 내쫓기 위해 갖은 거짓말로 호도 하는 쪽입니다. 이광열 동지와 현 구속노동자후원회(이하 구노회) 운영진과 차이는 뭘까요? 인권에 대한 철학과 사상의 차이입니다. 지난 창간호에서 구속노동자와 일반재소자와 선을 긋겠다는 배소영 구노회 사무국장직무대행의 입장표명을 실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3월 18일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의 “나를 운영위에서 내쫓고 이광열 전 사무국장을 내쫓고 변순영 신임활동가를 해고했다.”는 페이스북 글에 현 운영위원 측 입장을 견지한다며 댓글을 쓴 어떤 구노회 회원도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단체는 구속노동자후원회인데, 소식지 내용이나, 오창익 선생님께서 합류하신 이후 구노회 활동들이 노동자성을 더 잃은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노동자에 “방점”을 찍고 더불어 감옥인권을 포함한 다른 운동이나 활동 부분들도 가져가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창익 동지 페이스북에 달린 한 구노회 회원의 댓글 2015년3월19일)
‘노동자성’을 잃어 가고 있음을 이야기 합니다. 그 회원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다만 구속“노동자”후원회이기 때문에요 근래 양심수 분들에 대한 활동으로 편중된 구노회가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양심수후원회 등의 훌륭한 단체가 있는 가운데, 구노회가 그 동안 양심수후원회 등의 단체와 차별성이 없어지는(노동자라는 고유의 영역이 있었는데…) 것이 염려가 됐습니다.”
(같은 곳)
박창죽 운영위원장은 올 3월 총회자리에서 배포된 총회자료집 “구속노동자후원회 창립 20주년 기념 총회”에 실린 사업계획에 대한 언급은 전혀하지 않고 따로 준비한 개회사를 읽었습니다.
“첫째, 구노회는 구속노동자가 출소 후 쉴 수 있는 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 둘째, 우리 구노회의 재정확대와 안정화를 위한 노력 … 지난해 수입액이 9천만 원을 넘었습니다. 올해는 그 이상의 수입으로 구속동지 후원에 차질이 없도록 신심을 다하겠습니다.”
(2015년 구노회 총회 박창죽 운영위원장 개회사, 구노회 소식지 ≪세상 밖으로≫ 2015년 4월호. 강조는 인용자가 한 것.)
물론 ‘노동자성’은 중요한 사업의 기준입니다. 그러나 노동자성의 핵심은 노동자계급성입니다. 단지 노동조합 운동을 하는지 안하는지 민주노총 조합원인지 아닌지가 노동자성을 가르는 절대적 구분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구노회 전 사무국장 이광열 동지는 노동조합 운동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 여부로 구속노동자와 일반수를, 구속노동자와 양심수를 가르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구분의 기준은 노동자계급인지 아닌 지였습니다. 구속된 일반수 대다수가 노동자출신이며 노동자의 자녀입니다. 비록 그들이 과거에 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그 대다수가 자본주의가 낳은 가난과 빈곤, 모욕, 차별과 폭력, 불평등, 절망과 소외의 결과물입니다. 마약과 다른 중대범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재소자가 과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리고 현재 감옥에서의 국가 폭력에 저항하고 있다면 그 투쟁에 연대해야 합니다.
구속 노동자 후원활동이 구노회 활동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감옥 인권을 보편적으로 신장시키는 활동과 구속 노동자 후원 활동은 분리되는 것이 아닙니다. 감옥 인권 개선은 구속 노동자들의 처우와 수용환경 전반을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근본적인 물음을 가져야 합니다. 왜 노동자가 구속되는지, 노동자를 구속하고 탄압하는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입니다. 그래서 구노회는 감옥 인권이라는 특수성을 통해 자본주의 인권 일반의 문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속노동자 인권 문제를 통해 양심수 인권 전반의 문제로, 더 나아가 인권의 보편성의 문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노회 운영진은 구노회 고유사업과 역량을 이유로 구속노동자 후원사업만을 구노회의 자기 사업으로 한정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내세우는 명분의 모순점은 구노회 운영위원장 박창죽의 발언에서 드러납니다. 박창죽 운영위원장은 출소자 쉼터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구노회 사업의 방점은 출소한 구속자 후원이 아니라 한참 감옥에서 국가권력과 맞서 싸우는 노동자의 투쟁에 연대하는 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들은 ‘노동자성’이라는 명분으로 감옥 인권상황을 고발하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해온 구노회 활동의 성과를 폐기하고, 구노회를 허울 좋은 사업체로 전환하려 하는 것은 아닙니까.
표면적으로 구노회 사태는 이광열 전 사무국장과 현 구노회 운영위 간의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저의 부당해고도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구노회 사태의 전부는 아닙니다. 노동자성과 감옥 인권에 대한 전반적인 사상적인 차이가 현 구노회 사태의 핵심입니다. 자본과 국가권력과 싸우기 위해서는 단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반인권적이며 패권적인 관료주의를 감추기 위한 단결은 제대로 된 단결이 아닙니다. 저뿐만 아니라 여러 회원들의 문제제기를 묵살하고 글을 삭제하며 불통으로 일관하는 것은 단결입니까 패권입니까. 항의하는 움직임에 대해 업무방해, 명예훼손 운운하는 것이 제대로 된 단결입니까.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는 단결은 더 큰 분열을 가져올 뿐입니다. 무엇이 제대로 된 단결의 원칙인지 한 번 더 고민해주시길 여러 구속자 동지들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해방세상
감옥 인권
재소자 인권문제 관련 현안
편집부
1. ‘기초질서 위반’ 단속 문제
교정 당국이 ‘기초질서 확립’을 명분으로 수용자들의 일상을 군대식으로 통제하려고 시도하면서 많은 인권 침해와 가혹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형집행법에 따라 수용자는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규율”을 준수(제105조)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행규칙에는 수용자가 지켜야 17가지 규율(제214조)이 명시돼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기초질서’라는 새로운 규율이 추가 되었다.
교정본부는 모호한 ‘기초질서’가 무엇인지 묻는 질의서에 대해서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수용자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행위”가 ‘기초질서’라 정의하는 회신을 보냈다. 모호하기 짝이 없는 개념인데 이것 역시 수용자들이 볼 수도 없는 <계호업무지침>에만 규정돼 있다. 대부분의 교도소에서 세 번 걸리면 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소장 재량에 따라 ‘삼진 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 징벌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건 어떤 행위를 단속하고 있느냐다. 거실에서 수용자가 벽에 기대고 앉아 있거나, 서서 창밖을 바라보는 행위, 벽면에 허가된 부착물 이외의 그림을 부치거나 문화 공연을 보러 가서 다리를 꼬고 앉는 행위 같은 게 모두 단속 또는 징벌 대상이 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이 때문에 고통과 모욕감을 호소하는 수용자들이 늘고 있고 단속 과정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면서 징벌과 교정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엔(UN)피구금자최저기준규칙에는 “규율과 질서는 엄정히 유지되어야 하나, 안전한 구금과 질서 있는 시설 내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한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제27조)고 규정돼 있다. 굳이 단속할 필요도 없고 단속해서도 안 되는 행위들까지 세세한 규율을 만들어 통제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수용자를 인간으로 본다면 이처럼 반인권적인 규율과 단속 행정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2. 기동순찰팀(C.R.P.T) 인권침해 문제
2009년 교정본부는 ‘수용질서 확립 원년의 해’로 만들겠다며 전국 각 교도소에 무술 유단자와 조사전문교육을 받은 교도관들을 뽑아 기동순찰대를 만들었다. 기동순찰대의 주요한 임무는 24시간 사동과 작업장을 순찰하면서 ‘기초질서’를 단속하는 것이다. 전투화를 신고 군복 비슷한 차림명찰도 달지 않은 이들은 보기만 해도 공포심을 자아내게 한다. 교도소마다 3명이상씩 편성하라고 돼 있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교정 현장의 경찰’로 불리며 수용자들의 규율과 사소한 일상까지 단속하고 감시하는 업무를 맡고 있지만 법적 근거는 미약하다. 교도관의 직무에 관한 사항은 대부분 <교도관 직무규칙>에 명시돼 있는데, 기동순찰대의 직무는 어찌된 일인지 수용자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계호업무지침>(법무부 훈령 818호)에 규정해 놓았다. 징벌 조사와 보호장비 착용 여부 등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면서 반말과 폭언, 폭행을 일삼는 이들의 비행 때문에 수용자들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고 한다. 힘과 권위로 수용자들을 짓눌러야 교정 공무원들이 편하게 근무할 수 있다는 발상은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과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군사독재 시대의 유물인 기동순찰대는 폐지해야 한다. 당장 폐지할 수 없다면 수용자들의 일상을 관리하는 업무에 투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3. ‘보호장비’ 남용 문제
2007년 형집행법이 개정되면서 이름만 ‘계구’에서 ‘보호장비’로 바뀌었을 뿐 종류는 4가지에서 8가지로 늘어났고 사용요건은 더 느슨해졌다. 특히 “위력으로 교도관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때”라는 규정(형집행법 제97조 ④항)이 추가됐는데 어느 정도를 ‘위력’으로 볼 것인지, ‘정당한 직무집행’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모호하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 자의적으로 해석돼 남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교정본부 통계를 보면 보호장비 사용 건수는 2009년을 기점으로 줄어들다가 2013년부터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 사례를 파고 들어가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보호장비는 남용을 금지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사용되어야 하고 “징벌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제99조)고 법에 규정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모호한 법 규정을 이용해 보호장비를 징벌의 수단으로, 고문도구로 악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관련 법령>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형집행법’) 제97조에 따르면 교도관은 이송·출정, 그 밖에 교정시설 밖의 장소로 수용자를 호송하는 때, 수용자가 도주·자살·자해 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의 우려가 큰 때, 위력으로 교도관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때, 교정시설의 설비·기구 등을 손괴하거나 그 밖에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큰 때에 해당하면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고(제1항), 그 사용에는 수용자의 나이, 건강상태 및 수용생활 태도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제2항)
제98조 제2항에 따르면 머리보호장비는 머리 부분을 자해할 우려가 큰 때에 한하여 사용할 수 있고(제2호), 제99조에 의하면 교도관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보호장비를 사용하여야 하며, 그 사유가 소멸하면 사용을 지체 없이 중단하여야 하고(제1항), 보호장비는 징벌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아니 된다(제2항)고 규정돼 있다.
4. 허울뿐인 권리 구제 절차
이명박 정부 이후 수용자들의 권리 구제 수단은 대부분 빈껍데기가 되었다. 법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 청원은 99%가 기각된다.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은 실효성이 없어진지 오래다. 소장 면담도 법 개정 이후 수용자들이 신청을 하면 대부분 부하 직원들이 대리하고 있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지만 돈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려 웬만한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다. 이런 수단들마저 교도관들의 협박과 회유에 의해 제지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대변화에 따라 처우 개선에 대한 욕구와 인권의식도 높아졌는데 교정행정은 계속 뒷걸음치면서 권리구제마저도 탄압하고 있으니 수용자들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교정 당국은 권리 구제를 좌절당한 수용자들이 분노를 표현하면 ‘소란’으로 간주하여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보호장비를 착용시켜 고통을 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5. 의료/건강권 문제
― 수용자들에게 외부 병원 진료 문제가 심각하고 절박한 문제로 다가오는 이유는 구금시설 내부의 의료 인력이나 시설이 형편없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약간의 투약과 X―레이 촬영 정도 밖에 할 수 없는 의료 시설, 재소자 299명 1명 꼴(2010년 말 현재)인 의료 인력으로 4만 여명이 넘는 수용자들의 건강을 관리하기엔 역부족이다.
― 국민건강보험법(제49조)에 따라 “교도소 기타 이에 준하는 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때”에는 보험 급여를 정지한다. 국가 형벌권 집행으로 경제 활동 기회를 박탈당했으므로 보험료 부담 능력이 없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현역병이나 수용자들 같은 경우 관련 부처에서 “예산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요양급여비용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미리 공단에 예탁”할 경우에만 일반인과 똑같이 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제54조 ②항) 법무부는 2006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예탁금을 납부하면서 수용자들도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게 했다.
― 하지만 수용자 의료비 관련 예산이 2005년 67억 원에서 2010년 125억 원으로 증가하면서 예탁금 부담이 늘어나자, 법무부는 2007년 형집행법을 개정하면서 진료비 수용자 개인 부담 규정을 신설하였다.(제37조 ⑤항) 이 조항에 따라 법무부는 예규(<수용자의료관리지침>)를 개정해 “질병·부상의 진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 등 7개항의 외부병원 진료 불허(자비 진료는 가능) 사유를 광범위하게 명시하였다. 그 후 대부분의 구금시설에서 외부병원 진료는 수용자 개인 비용 부담이 원칙이고 국가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진료비를 부담(건강보험 적용)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수용자들은 제 때 질병 예방이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개선 방향>
― 수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수용자를 구금한 국가는 수용생활 중에 발생한 수용자의 건강손상에 대하여 적절한 의료보장을 제공해 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의무는 건강침해가 수용자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구금시설은 수용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하도록 포괄적인 의료보장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 수용자의 질병이나 부상이 해당 수용자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것인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서 판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수용자가 독거수용을 요구하면서 이물질을 취식한 경우 그 독거수용의 요구가 수용자의 정신적 고통 등을 이유로 한 정당한 것이라면 이를 해당 수용자의 귀책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것인가?
― 구금시설에서 발생하는 질병이나 사고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용자가 완전히 면책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수용자의 귀책사유를 근거로 치료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수용자에 대한 의료보장의무를 회피하는 것이므로 형집행법 제37조 ⑤항 같은 독소조항은 즉각 삭제되어야 한다.
― 현행 외부병원 진료 관련 규정은 소장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는 데 이 정도로는 수용자의 적절한 진료를 받을 권리가 명확하게 보장되지는 않는다. 근본적으로 “진료를 받게 하여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필요하다. 외부병원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수용자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계속 구금시설에 수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 또한 구금시설에서 치료가 곤란한가 여부 내지 외부병원의 치료가 필요한가 여부는 전적으로 구금시설 내에 근무하는 의사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
― 의학계에 따르면 2010년 국민 1인당 연간 의료비가 100만원이라는데, 2010년 전체 수용자 의료비 예산은 125억원으로 1인당 연간 40여만 원에 불과하다. 수용자들의 건강 악화나 질병은 대부분 열악한 구금 시설 환경에서 받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 외부병원 진료에 대한 수용자들의 요구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의료환경을 비롯한 내부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그러한 환경 개선 노력 없이 건강보험에 납부하는 예탁금 예산을 줄이기 위해 수용자들의 외부병원 진료 기회를 자의적으로 박탈하고 보험 급여 지급 대상을 대폭 줄여 버린다면 수용자들의 건강권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6. 외국인보호소 인권침해
(1)보호외국인들의 의료권 침해 심각
대부분의 보호시설에 상주하는 의사가 없고 있는 곳은 화성과 청주 외국인보호소 두 곳 뿐이다. 이곳에서도 환자가 찾아오면 기본적인 투약만 할 수 있을 뿐 의료 설비는 거의 갖춰져 있지 않다. 몸이 아픈 보호외국인들은 외부병원에서라도 치료를 받게 해주어야 하는데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웬만해선 허가해주지 않고 있고 허가해주더라도 “생명이 위급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아니면 모든 비용을 개인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국내에 연고도 없고 장기 구금으로 생활비마저 바닥난 외국인들은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2)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건강과 생명 위협 받는 보호외국인들
― 과밀수용 문제가 심각 : 7～8 평 정도 방에 10～20명 수용.
― 운동 시설, 운동시간 부족 : 대부분의 보호시설에 운동장이 없음. 운동장이 있는 곳도 직원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운동시간은 1주일에 2～3회(각 회당 20분) 정도 밖에 허용하지 않고 있음. 운동에 필요한 도구들도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음.
― 의류나 침구 세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호흡기 질환에 걸리는 환자들이 많음.
― ‘자살 방지’ 명목으로 겨울에도 양말도 못 신게 하는 등 생필품 사용도 규제함.
(3) 보호외국인들에게까지 강요되는 군대식 규율
직원들이 보호외국인들에게 반말하는 것은 일상화 돼 있고 교정시설에서처럼 아침, 저녁으로 인원점검을 실시하는데 군대식으로 부동자세를 강요한다. 이에 반발하면서 조롱과 야유를 보내는 보호외국인들이 있는데 직원들이 이들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폭행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4) 과도한 신체검사와 검방
보호외국인들이 운동이나 접견을 마치고 오면 직원들이 신체 검색을 매번 하는데 사타구니 사이로 손까지 집어 놓는 등 명백한 성추행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다. 또한 교도소에서도 월 1회 정도 하는 검방을 여기서는 매주 일요일 실시한다.
7.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초 착취 일삼는 정역(강제 노역) 문제
‘교도작업’은 크게 외부 기업체 공장으로 출, 퇴근하는‘외부 통근 작업’과 교정시설 안에 설치된 외부 기업체의 작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전일작업, 외부 주문을 받아 자체 생산하는 위탁 작업으로 나뉘어진다. 작업 수입은 전액 국고로 들어가고 출역자들은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임금 대신 일정액의 ‘작업 장려금’을 지급 받고 있다.(외부통근작업―월 30만원, 전일작업―월 16만원, 위탁작업―월 2～6만원) 규정에 따라 지급된 돈조차 필요할 때 찾아 쓰기가 어렵게 돼 있다. 교정당국은 올해 6월부터 ‘교도작업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출역자들이 종교 집회, 교육 일정에 참여하는 것도 어렵게 시간을 조정했다. 수형자들은 가석방을 위해 몸이 아파도 일을 나가곤 하는데 일하다 다치거나 사망해도 산재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다. 위로금, 조의금 지급 규정이 있지만 보잘 것 없다. (장애 등급에 따라 100만원 이상～사망할 경우 최대 1,500만원이 지급된다고 한다.)
<개선 방향>
― “근로의욕 고취와 원활한 사회 복귀 지원”이라는 법령의 취지에 맞게 작업 장려금을 인상(법정 최저임금 기준)
―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형자들에게 작업 선택권 부여
― 4대 보험 적용과 함께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안정적인 근로조건 보장
해방세상
편지
양희성 동지의 편지, 조익진 동지에게 보낸 편지
[편집자 주]: 양희성동지는 화물연대 울산지부 울주지회 지회장입니다. 2012년 6월 화물연대파업으로 인해 그 해 9월 24일 구속되었습니다. 3년형을 언도받아 경주교(수번 797)에서 복역중입니다.
이 곳 경주교도소에는 며칠 전까지도 벚꽃이 활짝 피어서 마음이 불편 하였는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놓고 싸운 신분들에 눈물인양 거세게 비가 내려 벚꽃의 꽃잎들을 모두 다 떨구어 놓았다.
2월 28일자 서신을 받고 답장으로 보내주신 엽서의 빨간 하트가 아직도 반짝이고 있는데 좋지 않은 소식이 2통이나 수신 되었습니다.
두 번째 서신 봉투에는 해고자라는 선명한 글씨가 마음을 아프게 하는군요.
제가 밖에서도 동지들의 해고 통지를 받을 때면 최고의 투쟁 명분으로 삼던 것이 기억나며,
이 글을 쓰는 오늘도 울산의 모 기업에서 우리 동지들을 해고하여 오늘 중집회의가 울산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견 온 동지에게 들었습니다.
“구속노동자후원회”재판에서 부터 지금까지 구속된 우리에게는 많은 힘을 보태주었지요.
소측에서는 구노회를 무시하지 못하는 단체로 인식합니다. 물론 다른 수용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구속된 노동자, 국보법등 다른 양심에 따른 행동으로 구속된 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교정시설의 인권에도 기여를 하는 단체에서 활동가가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사직을 하고, 상근자는 해고를 당하고 이런 한 소식이 황당할 뿐입니다.
자본가들에게만 듣던 '해고'라는 글자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듣는 다는 것에 더욱 분노를 느낍니다.
정확한 상황 판단은 뒤로 미루기로 하지요.
하지만 노동자에 해고에 맞서는 복직 투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짧은 시간 안에 정상화가 되어야 합니다.
비정상적인 이 나라에 인권단체의 정상에 있는 조직이 빠르게 정상을 되찾아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구노회소식지 ≪세상 밖으로≫ 재소자들 사이에 인기가 많습니다.
※ 이광열 동지에게도 힘내라고 안부 전해 주십지요.
2015 4.14. 20:25
양희성
[편집자 주]: 이하는 조익진 동지의 2015년 6월 7일자 편지에 대한 변순영 활동가의 답장입니다. 조익진 동지는 <노동자연대> 회원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구속되어 1년 6월의 징역형을 받았고, 현재 원주교(수번 837)에서 복역중입니다. 조익진 동지는 감옥 인권 상황에 대해 항의하며 단식투쟁을 하면서 국가권력에 맞서 싸우고 계십니다. 현재는 원주 시내의 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입니다. 이하의 인용은 모두 조익진 동지의 6월 7일자 편지에서 한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랫동안 단식하는 동지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습니다. 저 또한 이광열 동지를 깊이 신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권의 보편성을 강조하는 이광열 동지의 철학에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타국가의 침략용으로 쓰이는 미 제국주의 인권이나 보수정권이 들먹이는 북한 인권은 절대 아니고요^^^)
조익진님 서신에 쓴 글을 해명 하겠습니다.
“현 지도부를 적대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고, 감옥 인권 투쟁 강조에 대한 구체적 쟁점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현 지도부를 적대시 한 적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인지 면면도 몰랐고요. 그 부분에 대해선 그 분들께서도 마찬 가지입니다. 그러나 몇 번의 회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민주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그 분들 입에서 감옥인권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이광열 동지가 어떻게 돈을 쓰고 있는지 대해서만 집요할 정도로 파고들더군요. 동지가 마지막으로 “내가 구노회 돈으로 떡을 사먹겠냐? 활동가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나는 떠나겠다.” 했죠.
감옥인권은 ‘재소자 현안’ 내용으로 대체 하겠습니다. 7가지 내용이 쟁점입니다.(자료를 참조하세요)
“‘부당해고’나 ‘정상화 투쟁’ 같은 규정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단체 내에 이견이 생길 수 있고 어떨 땐 분파 토론도 할 수 있게 지만 노자간 고용. 피고용관계의 개념을 적용해 다수파를 동지가 아닌 적으로 낙인찍으면 건설적인 토론이 불가능합니다.”
“혹시라도 토론을 빙자하여 단체의 활동을 마비시키고 파괴. 방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토론의 자리도 없었지만 방해 하지도 않았습니다. 회원들이 알고 싶어 찾아 가면 따뜻한 차라도 대접 하면서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운영진이 회원들을 적대시하고 몰아냈습니다.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단체에선 있을 수 없습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정신이 단순한 분들이라 공개공포증을 동지께 마비, 파괴, 방해로 보이게 표현했군요.
“감옥인권과 재소자 권리라는 강조점 차이가 어떤 결정과 조직상의 정책 및 실천의 차이로 드러났는지, 사무국 규정문제라는 것은 무엇이었고, 결정에 따른 결과는 어떠했는지 하는 정치적인― 내용적인 측면이 알고 싶습니다.”
교과서적 얘기지만 감옥은 국가권력이 만든 특수시설입니다. 특수시설이라 일반대중들 잠재적 의식엔 ‘인권이 필요한가’ 합니다. 앞에서 말했지만 인권은 보편성을 띠고 죄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구속동지들을 적극 후원하는 건 밖에서도 인민의 벗이지만 안에서도 인민의 호민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구노회 현운영진이 구속동지들 몇 명께 구호물품이나 돈을 전달하는 자선단체로 전락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전국 교도소와 교정본부앞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사무국 규정은 현운영진이 대부분 조합간부들입니다. 미안한 얘기지만 저분들 사고엔 노동조합 사무국내규를 그냥 갖다 붙인 것 밖에 없습니다. 활동가의 자율성이나 창조성은 깡그리 무시되는 거죠.(이것 또한 이광열 동지가 작년에 작성한 “사의 표명을 철회하며”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자료를 읽어 보면 알겠지만 이광열 동지가 업무에 집중을 못하게 괴롭힌 건 저분들입니다. 이 사태를 몰고 온 원인제공자는 현 운영진이지 제가 아닙니다.
구노회정상화모임에선 감옥에서 감내하기 어려운 100일 가까운 단식투쟁에 경의를 표합니다. 무엇보다 동지가 몸 상하지 않고 무사히 출소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미약하지만 동지와 연대하기위해 노력할 테니 상황을 알려 주세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2015.6.22.(월)
순영 올림
해방세상
문제제기
구노회의 재정에 대하여
김금희 ｜ 전주지역 활동가, 구속노동자후원회 전 회원
[편집자 주] 구노회 회원이었던 김금희 동지는 구노회 소식지에 실린 재정보고에 대해 구노회 카페에서 문제제기를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구노회 운영진은 답변이나 해명을 한 것이 아니라 문제제기를 한 김금희 동지를 글을 삭제하였습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김금희 동지의 카페 활동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이에 분개한 김금희 동지는 2015년 5월 28일자로 페이스 북에 올리며 구노회를 탈퇴하였다는 것을 널리 알렸습니다. 회원으로 남아서 함께 구노회 정상화를 위해서 싸우지 못하게 된 것이 대단히 안타깝습니다만 구노회가 거듭나고 감옥 인권을 위한 투쟁을 전진시키는데 있어서 김금희 동지의 노력이 하나의 밀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금희 입니다. 구노회 집행 상태가 심각한 상황인 듯합니다. 제가 재정에 대한 질의를 했더니 그 날 삭제 했더군요. 사무실도 사전공고도 없이 ―이전하는 날 공고―이사했습니다. 전번도 바꾼 듯 하구요…
지출에 당사자 주장과 상반되는 지출항목과 총수입금액이 표기되지 않은 점. 소식지 재정부분을 블랭크로 지운 점― 인쇄 후. 등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어요. 반응은 밤12시 문자로 왔어요. 구노회를 망가트릴 거냐는…ㅋ 기막힌 상황이지요…
(김금희 동지가 변순영 동지에게 2015년 5월 8일자로 보낸 메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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