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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반대를 위한 반전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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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제노동자의 날, 메이데이에 즈음하여 일본인 노동자 동지들과 전쟁반대를 위한 한일 간의 연대 모임을 갖게 된다는 것은, 일제 식민지 하 한국에서 여러 일본인 공장에서 노동한 경력이 있는 저로서는 감개가 남다릅니다.
1920년대 나프(NAPF)의 작가였던 고바야시 다키지(小林多喜次)의게잡이 배 (게공선)(蟹工船), 도구나가 나오시(德永直)의태양 없는 거리(太陽のない街) 등 작품을 읽고 일본의 노동자 역시 일본제국주의 자본가들에게 가혹한 착취와 억압으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으며, 일본의 노동자와 한국의 노동자의 처지가 같은 것을 알고 한국노동자계급과 일본노동자계급은 물론, 한일 간의 민중들이 연대하여 일본제국주의를 타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본인 중 한국인과 연대해서 투쟁했던 대표적인 예를 몇 분 들어 보겠습니다. 광주학생사건, 진우연맹사건 등 항일운동을 한 애국투사들의 변론을 맡았던 후세 다쓰지(布施辰治),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시 조선인으로 오인 받아 같이 수용되었다가 동포들의 고통을 직시한 일본 최고의 배우의 한 사람은 그의 예명을 센다 고레야 (千田是也)로 바꾸었습니다. 고레야는 KOREA의 차음입니다. 그는 한국어로 공연한춘향전에서 방자 역할에서 명연기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1930년대 후반 지하운동인 이른바 ‘경성토로이카운동의 지도자 이재유 선생을 은닉했다는 죄로 감옥에서 옥고를 치룬 경성제대(지금 서울대학의 전신)교수 미야게 시가노스게 부부, 해방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1929년의 원산총파업에 깊이 관계했던 이소가야 쓰에지(磯茅末次) 등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인과 연대하여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기간 중에 반제ㆍ반전투쟁을 전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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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종족ㆍ부족ㆍ민족 간 나아가 계급 간의 수많은 전쟁을 치렀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류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 하자 전쟁은 더 가열해지고 그 결과는 처참해졌습니다. 식민지 재분할 전쟁인 1차 세계대전과 이른바 반파쇼인민전쟁인 2차 세계대전은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 그 피해도 엄청나게 컸습니다. 양 차 세계대전은 살육ㆍ파괴ㆍ방화ㆍ얄탈ㆍ기아ㆍ강간ㆍ거짓말ㆍ배신ㆍ모략중상ㆍ멸시 등 모든 악이 인류를 휩쓸었습니다.
* 이 글은 일본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운동(MDS)과 이라크노동자평의회 주최로 2003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반전대회에 동아시아반전회의 한국 측 대표로 참가한 이일재 선생의 기조 발제문이다. (편집자 주)
그러나 다가 올 핵전쟁은 1ㆍ2차 세계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파괴력의 질과 양의 전쟁이 될 것입니다.
제국주의자들은 핵무기를 독점하여 핵확산금지조약을 맺고 가지지 않는 나라까지도 가입을 강요하여 다른 나라가 갖는 것을 금기합니다. 그래서 핵으로 위협하여 세계를 지배하려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핵무기는 제국주의자들의 독점물이 아닙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A(atom), B(bacteria), C(chemical)무기, 게다가 E(electron)무기까지 등장하였습니다. 미ㆍ영제국주의자들의 이라크침략의 빌미가 대량살상무기 즉 A,B,C 무기를 개발했거나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토가 점령당하고 정권이 무너져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만약 미국이 미ㆍ이라크전쟁에서 패배할 것이 예상되었다면 그들은 서슴지 않고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열화우라늄탄(우라늄238)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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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전략무기와 전술무기에 정착하여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를 미ㆍ소가 각각 1만2000～1만5000씩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ICBM(대륙간탄도탄)을 위시한 중ㆍ장거리 미사일과 항공기 등 지구 어느 곳에라도 도달할 수 있는 운반수단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후 소련 붕괴 후 러시아가 약간의 핵탄두를 폐기하였다고 하나, 극히 적은 수에 불과하므로 미국과 러시아 이외의 핵보유국이 가지고 있는 핵탄두를 합치면 3만 개가 넘는다고 하니, 만약 전면적인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이것을 모두 사용한다고 하면, 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다 멸종해버릴 것입니다. 이런 가증스런 가정들이 거론되고 있는데도 핵전쟁의 가능성은 축소는커녕 확대되어 가기만 합니다. 미ㆍ영 제국주의자들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즉 ABC무기가 있는 것을 전제하고 이른바 예방전쟁이라는 선제공격으로 이라크를 침략했습니다. 이라크가 ABC의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전면적인 핵 생화학전이 벌어져서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전쟁으로 휩쓸려 들어갔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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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폭력적인 수단인 것입니다. 미 제국주의자들은 이라크의 석유와 중동에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하여 침략한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11년간의 호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하자 제국주의자들의 여의주(如意珠)인 군산복합체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부통령 체니 국방부장관, 럼스펠드 국방부 부장관 등 전쟁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매파들은 모두 군수산업체 출신들입니다. 미국정부는 약 900억 달러의 전쟁예산을 책정해 놓았습니다. 세계의 도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와 질병에 고통 받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미 제국주의자들은 이라크전쟁이 끝나자 다음 전쟁터를 선택하는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악의 축으로 지목한 나머지 두 나라, 이란과 북한 이외에 시리아를 전쟁 중에 후세인 정부에 협력했다는 빌미로 지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미 제국주의자들은 오만불손하고, 삿대질을 해가며 기어오르는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까요? 지정학적 관계도 있겠지만 주원인은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계속 부인해 왔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기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북한은 미국이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답니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시인할 것 같으면 일본도 대만도 핵을 가지려하기 때문입니다. 즉 핵확산을 막아 핵의 과ㆍ독점으로 행세하던 패권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북ㆍ미ㆍ중 삼자회담에서 핵을 갖고 있다고 시인하고, 얼마 전에는 우라늄 농축형 핵 개발을 하고 있다고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미 제국주의자들은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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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핵전쟁이 될 것입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작전계획 5027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북ㆍ미간의 관계 진전에 따라 수정해 가면서 5027계획 하에 전쟁시나리오를 짜고 있습니다. 전쟁목표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북한에게 대량살상무기(WMD)의 선제공격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상탄도미사일, 잠수함탄도미사일, 장거리 핵 폭격기에 의한 폭격 등 이른바 3원 전략에 따른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을 배합한 공격체제입니다. 120일 동안 계속되는 공격에 동원되는 병력은 지상군 2개 군단, 30개 공군 준비대 , 5개 해군 항공모함전단 ,2개의 해병대 사단을 포함한 60만 명이랍니다.
클린턴은 이러한 핵공격전쟁에 살아남을 국가가 없을 것이라는 이유로 5027선제공격 작전을 반대했습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대응전략은 타격대상을 한국의 전력대상이 아니라, 태평양지역에 널려 있는 미군의 전략적 군사기지와 미국본토의 전략거점들입니다. 북한은 폭약(TNT)12.5킬로톤 (KT)의 파괴력을 가진 핵탄두 한 발을 뉴욕에 투하하면, 핵탄두의 피해 범위는 400KM내에 수십만 명이 죽고 부상당할 것입니다. 북한은 이 작전을 7일 간에 수행한답니다.
북한은 이 전쟁을 저강도 국지전이 아닌 선제공격에 대한 대량보복을 위한 전면전(total war)으로 규정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단독으로 대량적 핵공격으로 세계전쟁(global war)을 수행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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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났습니다! 공룡은 어느 시기에 지구에 수많은 운석이 떨어져서 그 먼지가 태양을 가려서 갑자기 기후가 냉각하여 멸종했다고 합니다. 만일 핵전쟁이 일어나서 그 버섯구름의 먼지가 지구를 가려서 핵동(核冬)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만물의 영장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는 종도 멸종할 것입니다.
로마 도시국가 시대에 어느 두 도시가 서로 끝까지 싸우다가 공도(共倒)한 역사의 기록이 있습니다.
핵전쟁 아니면 그보다도 더 무서운 ABC무기전쟁은 국지전쟁, 지역분쟁이 확대진전해서 일어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한국 속담에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는 말이 있습니다. 싸움 말리고, 흥정 붙이는 국제기구가 UN입니다. 미국은 이번 미ㆍ이라크전쟁에서 UN의 역할과 권능을 무시했습니다. 그러므로 전쟁의 위험은 더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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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모든 힘을 다해서 핵전쟁을 막아야합니다. 모든 전쟁은 악이며, 이를 반대하기 위한 무저항주의는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기 위한 전쟁을 조장할 뿐입니다. 왜 미 제국주의자들이 북한을 안치고 이라크를 쳤을까요. 다른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마는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핵전쟁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로, 핵의 힘으로 지배하려는 강국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고 그들에 종속되어 종이 되는 길입니다.
둘째로, 핵의 힘으로 지배하려는 강국에 핵의 힘으로 대응하는 길입니다. 이 경우 꼭 대등한 양의 핵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핵의 파괴력이 워낙 크므로 몇 개의 핵의 위력으로도 핵 침략을 억지(抑止)할 수 있습니다.
셋째로, 핵의 힘으로 지배하려는 강국의 전쟁정책에 그 나라의 모든 국민이 핵전쟁을 반대하고, 핵전쟁을 도발하려는 정부를 불신임하고, 타도하는 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전ㆍ반핵운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반전ㆍ반핵운동으로 전쟁을 억지 하려면, 일국 운동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전쟁을 도발하려는 국가들은 그들을 추종하는 국가들과 국제적으로 연대하고 있습니다. G7, NATO, WTO, EU 등 기구를 통해서 그들의 의견을 조정하고, 전쟁의 명분을 세우고, 상호 협력하여서 침략전쟁을 감행합니다.
그러므로 평화를 애호하는 인민들도 세계적으로 연대하고, 큰 규모의 포럼ㆍ 심포지움 등을 열어서 집회 시위를 조직하여서 반전ㆍ반핵운동을 전개해야합니다. 그리고 세계평화 애호인민들은 네트워크를 확립해서 반전ㆍ반전운동을 상시화(常時化)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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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상호 모순과 대립물의 통일체로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첫째 자본주의국가 내의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 간의 모순.
둘째 제국주의 국가 간의 상호모순.
셋째 제국주의 국가와 피지배 약소국가 간의 모순 (중심국과 주변국간의 모순).
넷째 세계 각 민족문화권 간의 모순.
다섯째 세계 평화애호인민과 전쟁세력 간의 모순입니다.
자본주의 국가 내의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계급 간의 모순은 기본모순을 이루고 있으며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한 존속합니다. 제국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 간의 모순은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로 해소되었습니다. 잔존 사회주의 국가는 사회주의 국가의 정체성을 상실하였으므로 논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세계 평화애호인민과 전쟁세력 간의 모순이 주요모순입니다. 모든 정치ㆍ군사ㆍ사회ㆍ경제의 논의를 여기에 집중시켜야 하며 모든 평화애호인민들의 힘을 여기에 집중시켜서 전쟁으로부터 인류를 구해야합니다.
끝으로 미ㆍ이라크 전쟁에 한국군의 파병을 저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태평양전쟁 시에 핵의 피해를 직접 입은 일본의 인민들에게 한국에서 핵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미 제국주의자들에게 협력하지 않을 것을 호소합니다.
젠코 동지들의 건강과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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